Rome.Season.I.2005.XviD.AC3.EP09-WAF

우티카

'아프리카
타프수스 전투 후'

갑시다

이제 곧 밤이 될 거요

이놈들은 서서 잔다오

코끼리 말이오

한번 쓰러지면 다시는
못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그렇소?
그건 몰랐군요

갑시다

어디로?

- 우티카가 여기서 멀지 않소
- 우티카?

- 거기 가면 뭐가 있소?
- 쉴 곳과 먹을 게 있죠

둘 다 필요없소

- 그럼 잠이라도 자시오
- 그건 괜찮겠군

그럼...

우티카로 갑시다

맙소사

아퀴나스
이게 가장 좋은 숙소인가?

상관없소, 됐소

- 씻을 물을 가져와라
- 빵과 포도주도

오늘은 좀 취해야겠소

- 이번만이라도 함께 마십시다
- 아니오

기운 차리시오
우린 살아있잖소

- 살아있긴 하죠
- 살아있는 이상 희망도 있소

우리가 제대로 해낸 일이 있다면
그 격언이 거짓임을 증명한 거요

아퀴나스, 빵이 딱딱하군
자네 칼을 다오

스키피오...

당신은 아량이
넓은 사람이지

할 수 있다면
시저와 화해를 하시오

난 당신이 하는 대로
따라할 거요

난 화해 안 할 거요

- 당신 갈 길을 가시오
- 지금 이런 얘긴 맙시다

슬픈 얘기 할 시간은
많을 테니

실례하오
볼일을 좀 봐야겠소

저쪽에 요강이
있는 것 같더군요

누구 없소?
도와주시오!

사람들을 보내라

지금 해라

단칼에 끝내

안녕히 가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기쁜 날에 우리 연극을
즐기셨길 바랍니다!

우리의 영광스런 아버지가
돌아오신 기쁜 날입니다

힘차게 떠오른 시저의 태양이
폼페이우스의 밤을

영원히 몰아낸
기쁜 날입니다!

우리의 용감한 병사들이
자기 가족들에게 돌아온

기쁜 날이기도 합니다

기쁜 날을 축하합시다!

잘 돌아왔소

- 아주 돌아오신 거예요?
- 그래

이제 전쟁엔 안 나가

- 이런, 세상에
- 근사하죠?

그래

- 누구야?
- 작년에 샀어요

- 그럼 이제 노예가 넷이라고?
- 값이 쌌거든요

군인 월급으로 샀다고?

푸줏간에서 번 돈으로
사고도 남았죠

푸줏간?

나랑 리데가
장사를 잘 했어요

어쩔 땐 일주일에
5백 마리씩 팔았죠

돼지가 대부분이고, 종교 의식에
쓸 양과 소도 좀 취급했죠

에이레네

- 오랜만이야
- 반가워요, 주인님

- 우리 말을 하는군
- 듣기 괜찮아요?

그럼, 괜찮다 뿐인가?

- 뭐라도 드릴까요?
- 물 한 잔만 줘

널 주려고 가져온 게 있어

내가 해줄게

예쁘군

"가족을 위한 위령제는
15일에 시작된다"

"신전은 폐쇄되고, 그 안에서는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시민 축제는 제 5시에
원형 경기장에서 열린다"

"포도주는 카피톨린 회에서
제공하며"

"케이크는 제분업 조합에서
제공한다"

"최상의 곡물만을 쓰는
제분업 조합에선"

"진정한 로마인을 위한
진정한 로마의 빵을 만든다"

드디어 왔군요
집에 돌아오니 좋으시겠어요

도련님이 떠난지
2년 됐나요?

아직도 우리 어머니와
같이 자?

허락하실 때만요

그래서 그렇게 버릇이 없군

- 죄송합니다
- 괜찮아

그냥 궁금했던 거야
맞아, 집에 돌아오니 좋군

내 아들 왔구나

훤칠해졌구나

- 누나도 잘 있었어?
- 안아보자

들어와 씻어라
말 냄새가 풀풀 나는구나

티몬, 자넨 나중에 보세

어머니, 우리 늦겠어요

저런, 늦으면 안 되지
그럼 쓰나

저도 어머니만큼이나
가기 싫지만

시저께서 제게 잘 해주셨으니
오라면 가야죠

- 그게 명예로운...
- 명예?

- 명예라...
- 명예가 아니라 상식이라고 하죠

시저의 자비를 구하고
직위와 호의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우정을
거부할 순 없어요

넌 얼마나 못난 남자길래
애초에 자비를 구했더냐?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저도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고상하게 자결할 수 없으니
그 정도로 만족하십시오

- 내 숄을 가져오너라
- 아니, 오지 마세요

- 아티아에겐 적당히 둘러대죠
- 아니, 가겠다

안 가면 오히려
약하다고 볼 거야

어머니가 시저를 보시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도 남자일 뿐입니다

시저의 사랑을 잃었다고
분노와 슬픔에 빠져 살 건 없어요

분노나 슬픔은 안 느낀다

내가 시저에게 반대하는 건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야

폰티우스의 부대는
쉬지도 않고 달렸지

그러니 폼페이우스가
폰티우스를 쉽게 이겼지

- 어린애라도 쉽게 해냈을 거야
- 다음은 어디죠? 게르마니아?

내달에 멋진 개선식을
해야 하는데

식을 계획하려니
아주 힘들군요

하지만 시민들이 행진을 좋아하니
실망시킬 수는 없죠

두 사람을 함께 보다니
정말 반갑군요

- 너무 오랜만이에요
- 오게 되어 기쁩니다

- 네, 기쁘군요
- 조의를 표하는 숄인가요?

- 예쁘네요, 누가 죽었나요?
- 많은 사람이 죽었죠

맞아요, 하지만 다 끝난 일이에요
산 사람은 계속 살아야죠

이게 누구야?
옥타비아누스

맙소사, 널 보니
내가 늙어버린 것 같다

따라와요

장정 넷을 합친 키에
목은 거위처럼 길고

표범 같은 반점이 있고
말처럼 빨랐소

- 세상에, 또 키메라가 나타나다니
- 진짜라오

개선식에서 보여드리죠
한 마리 데려오려고 노력 중인데

오는 길에 다 죽더군요
바다를 싫어하거든요

힘드셨을 것 같네요
개선식이 끝나면

시골에 가서 좀 쉬세요

그럼 좋겠지만
진짜 할 일은 지금부터야

공화정을 제대로
돌아가게 만들어야지

근사한 생각이시군요
어떻게 그러실 겁니까?

내게 몇 가지 생각이 있지만
의견이 있다면 환영하겠네

어제 제빵사 말키오가
들것에 실린 걸 봤죠

제빵사라고요, 저라면
당장 그런 짓을 막겠어요

내가 좀 알아보마, 옥타비아누스
너라면 어떻게 하겠냐?

- 뭐를요?
- 공화정을 올바로 잡는 것

어떻게 하느냐... 우선 대규모의
공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시민과 자유민을 고용하고요

수로를 고치고 둑을 쌓는 등의
공사를 할 겁니다

새로운 원로원 의원을
백여 명쯤 늘려서

숨은 적들에 대비해
제 편을 만들고요

무슨 얘기냐, 옥타비아누스?

오해 마세요, 브루투스
당신은 명예를 중시하죠

- 당신의 항복은 진심이었다고 봐요
-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참, 아엘리우스 시쿨루스가
최근에 죽지 않았소?

그렇습니다
타프수스에서였죠

그렇군요, 네가 그의 대신
사제 자리를 맡아라

저렇게 어린 소년을...?

난 저 나이에
고등원에 들어갔소

그건 그렇지만...

임명권은 내게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 물론입니다
- 큰 영광이네요

- 삼촌 손에 입 맞추거라
- 감사합니다

- 하지만 전 형편없을 거예요
- 무슨 소리

- 넌 잘 할 거다
- 대신관이 가르쳐주시겠죠?

당분간은 시에
전념할 생각이었는데요

- 얜 잘 해낼 거예요
- 시는 나중에 써라

너무 기다리면 안 되죠
시는 청춘의 산물이니까요

안 그런가요?

뒤로는 타프수스의
벽들이 가로막았고

아버지는 여기 있었단다

우리 앞의 평원에선
군단들과 기마병에

9백 마리의 코끼리를 몰고
스키피오와 주노가 다가왔지

시저 장군께선 놈들이
더 다가오길 기다리라고 했지

- 내가 할게
- 됐어요, 주인님

- 제 일이에요, 저 야단 맞아요
- 누가 주인인데?

맨 앞의 병사들은
진격 명령이 떨어진 줄 알고

장교들이 말릴 틈도 없이

죄다 스키피오의 병사들에게
달려들었어

코끼리 떼는 우리 병사들이
소리지르며 달려오는 걸 보자

뒤로 돌아서
자기 편에게 돌진했고...

아수라장이 됐지

울지 마라
그냥 놀이였잖니

하루 종일 앉아 있으려니
따분하죠?

- 괜찮아
- 제대한지 한 달이에요

알아

급할 건 없어요
돈도 넉넉하고...

나도 언제까지나
이럴 순 없지

푸줏간 일은 안 할 거예요?

- 가게나 보라고?
- 할 일은 생기잖아요

전직 사령관에게
어울리는 일이죠?

- 피냄새 맡는 건 같잖아요
- 그건 그래

아바리쿰에서
포위됐던 거 기억나요?

지금 쉴 때가 아니에요
걸어놓을 고기가 쌓였어요

내일 갚는다고요, 내일!

- 코를 잘라버려
- 안 돼! 제발...

- 가만 있어
- 거기, 그만 해!

- 소란은 다른 데 가서 피워
- 무슨 상관이야?

- 장사가 안 되잖아
- 넌 누구야?

- 루시우스 보레누스다
- 누군지 알아, 군인이지?

- 염색공 옆집, 마누라가 근사하지
- 내 아내 얘긴 하지 마

- 가버려, 명령이야
- 뭐, 명령? 천만에

이젠 군인이 아니지
푸줏간 점원 주제에

넌 이제 죽었어

꺼져, 다신 이쪽에서
어슬렁대지 마

둘 다 각오해

죽여버릴 거야

다들 가서 일해요

왜 그랬어요?
에라스테스의 부하들이라고요

그런 모욕은 안 참을 거예요

- 당신이 때렸잖아요
- 걱정할 거 없어

에라스테스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

- 별볼일 없는 사기꾼이야
- 전엔 그랬죠

폼페이우스가 떠난 후
이 지역을 장악했어요

지금은 거물이라고요
누구든 맘대로 죽여요

난 함부로 대할 평민이 아냐
에보카티 사령관이었다고

시저께서 직접
말도 하사하셨어

감사 드립니다

만찬 때 너무 괴롭진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난 고통스러운 건 익숙하다
괜찮아

당신이 시저에게 신경을
덜 쓰면 좋겠어요

난 네게 신경이
덜 쓰였다면 좋겠다

그만 하세요

네 동생이 이젠
꽤 미남이 됐더라

- 시저도 총애하는 것 같더군
- 맞아요

- 어머닌 걔가 시저 애인이래요
- 정말?

창고에서 그 짓 하는 소리를
요리사가 들었대요

옥타비아누스는
아니라고 했지만요

시저가 중병에 걸려서
신음한 거였대요

어머니는 안 믿더군요

- 어머닌 원래...
- 병? 무슨 병?

- 몰라요
- 뭔지 말 안 하던?

- 비밀로 한다고 약속했대요
- 하지만 중병이래?

중병이라고 했어?

무슨 병인지
확실히 알아내다오

어떤 신의 저주를
받았는지 알아내

- 비밀이라는데 어떻게 알아내요?
- 알아내야 해

내가 찾던 무기야, 신이 도우시면
시저를 파멸시킬 수 있어

- 그런 말 하지 마세요
- 그럼 거짓말할까?

제 삼촌을 파멸시킬 생각은
안 하시면 좋겠어요

난 네게 거짓말한 적 없다

나도 벗어나고 싶지만 아직은
시저가 날 놓아주지 않는구나

동생한테 물어봐줄래?

- 그럼 기쁘시겠어요?
- 그래, 물론이지

뭐 읽어?

천재성 해석을 위한
지침서야

- 재미있어?
-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분해

사제가 되려면 그 사람들 쓰는
웃긴 용어들은 알아둬야지

- 삼촌을 실망시키면 안 되지
- 그렇지

나 심심해

- 시 읽어줄까?
- 네가 좋다면

"참새여, 내 사랑이여
그녀가 갖고 노는"

"참새가 되어
그 무릎 위에서 부리로"

"손가락을 살짝 깨물겠노라"

"내 아픈 가슴을 달래려
나도 너와 놀까 보다"

- 좋다
- 마음에 안 들어?

아니, 네 낭송은 좋은데
난 시가 좀 지겨워

- 비밀 하나 말해봐
- 비밀?

아무도 모르는
위험한 비밀 같은 거

그런 비밀 몰라

하나 있다

시저 삼촌의
수수께끼 같은 병은 어때?

- 무슨 병?
- 네가 어머니께 말한 거 있잖아

그건 아무것도 아냐
내가 그냥 지어냈어

- 그럼 넌 시저랑 애인이었니?
- 아냐

둘이 잤던가 신이 시저를
저주한 거잖아, 어떤 게 진짜야?

- 누나, 신은 없어
- 끔찍한 소릴 하네

만물을 움직이는
어떤 힘은 분명히 있지만

우리 인간처럼 생긴
신들이 모여서

세상 일에 간섭할 리는 없어

- 너 날 못 믿는구나
- 믿어

- 누나는 내 친구잖아
- 그럼 말해

왜 하필 그걸 물어봐?
왜 삼촌 병에 신경을 써?

난 하나도 신경 안 써

그냥 굉장한 비밀 같길래
알고 싶었어

너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비밀 같은 건 없을 테니까

- 글쎄
- 네가 무슨 비밀이 있겠니?

- 난 사람을 고문하고 죽였어
- 거짓말

루시우스 보레누스 기억나?

갈리아에서 날 구해준
병사 중 한 사람

- 그를 죽였어?
- 아냐

그 사람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어
루시우스의 손자라던 애가

그리스인의 피가 섞인
푸줏간 주인과의 사이에 낳은 거래

- 추잡하네
- 그 푸줏간 주인을 죽였어

죽이는 걸 내가 도왔지

- 그래, 잘했네
- 끔찍한 비밀을 말하랬잖아

다시 해봐

- 저리 비켜
- 백부장!

백부장!

루시우스 보레누스!

니오베, 여전히 아름답네

필리스가 안부를
전해달라더군

사랑스런 가족들이야

오랜만에 보게 되니 반가워

그럼 전장에서
살아 돌아왔군

군대에 있다가
민간인으로 살려니 힘들지?

여긴 방식이 다르거든

돌아가는 방식이 달라!

내 부하 우르보 말이
네가 얼굴을 때렸다더군

- 정말인가?
- 그래

역시 여기 방식을
잘 모르는군

내 부하들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자네 같은 일반 시민은
손을 대선 안 되지

밖에서 당하고 오면
나한테 벌을 받아

- 그게 여기 방식이야
- 요점만 말해

루시우스 보레누스가 날 모독한 건
이번으로 벌써 두 번째다

보레누스는 다음 시장이 열리는 날
정오에 광장으로 날 찾아와서

내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내 발에 입 맞추고
사죄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죽여버릴 것이다

죽이기 전에 눈 앞에서
아내와 딸들을 겁탈하고...

- 이 집도 태워버릴 테다
- 기다려

- 말 다 했나?
- 그래

그럼 사라져

잘 있게

보레누스란 자의 아내가
헤프다는 게 내게 무슨 소용이지?

미안해요, 그 말밖에 안 해요
시저는 병이 없대요

- 거짓말이야
- 그럼 됐잖아요

시저가 병에 걸렸다면

당신이 알든 모르든
고통 받을 거 아니에요

하지만 파멸 당하진 않아
동생한테 돌아가서

- 사실을 알아내
- 이미 해봤잖아요

다시 해봐
뭔가 대가를 약속해줘

넌 네 동생이
원하는 걸 갖고 있어

- 무슨 뜻이에요?
- 남자는 연인에겐 뭐든지 말한다

농담이시겠죠?
어떻게 그런...

- 네 동생은 널 원해
- 내 동생을 배신하고

- 가족을 배신하는 일이에요
- 네 집은 뱀 소굴이야

- 책임감 느낄 필요 없어
- 가족이에요, 절 사랑하는...

- 나도 널 사랑해
- 이게 사랑이라고요?

- 난 못 해요
- 어디 가?

- 집에요
- 가지 마라

네 엄마가
글라비우스를 죽였어

내 종들이 범인 중 하나를 잡았다
티몬의 부하더라

유감이구나

- 이모 말 들어라
- 엄마도 같이 가요

난 네 아빠와 있어야지

- 엄마가 죽으면요?
- 그럼 계속 시골에 있어

도시엔 돌아오지 마라
알겠지?

돌아오지 마
시골 처녀로 사는 거야

사촌이 잘생긴 농부를 찾아서
시집도 보내줄 거야

가서 신께 기도하렴

형부한테 에라스테스 말대로
하라고 시킬 수 없어?

- 언니가 애원하면...
- 그놈 발에 입 맞추라고?

그런 부탁은 못 해
그이도 안 할 거야

존경 받는 보레누스 가문의
자손임을 명심해라

엄마 아빠가 너희를
사랑한다는 것도 늘 기억하고

사랑한다, 얘들아
자, 어서 가거라

어서 가

안녕, 언니

에이레네, 이 식탁
안 치울 거니?

- 여보, 제발 애들이랑 같이 가
- 안 가요, 그 얘긴 그만 해요

- 빵이 맛있군요
- 좋은 걸로 샀어요

돈 좀 들면 어때요?

- 물러서라, 길을 비켜라
- 가서 숨어

집정관 가이우스 줄리어스
시저가 오신다

비너스의 아들이자
갈리아 군단의 총사령관이시다

잘 있었나
루시우스 보레누스

부인이 아주 미인이군

- 이름이?
- 니오베입니다

일어나시오, 니오베

저희 물을 드시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기꺼이 그렇게 하지
자, 앉게

난 언제나 자넬 좋게 봤네
보레누스

듣자하니 이곳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더군

- 그러길 바랄 뿐이죠
- 그래서...

자네가 아벤티네 하부의
행정관 자리를 맡아줬으면 하네

고맙소

어떤가?

이렇게 찾아주시다니 저로선
정말 크나큰 영광입니다만

죄송하게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내 행동에 대해
아직도 불만이 있군

솔직히 집정관님의 정치적 의견은
저와는 틀립니다

- 그건 나도 아네
- 행정관이 되면 연설을 해야 합니다

폭군을 옹호하는 발언은
안 하겠다는 거로군

- 제 신조에 어긋나는 발언은 못 합니다
- 맛이 좋군

날 잘못 봤군, 난 폭군이 아닐세
독재자의 권력을 합법적으로 취했네

그 권력은 가능한 빨리
시민들과 원로원에 돌려주겠네

로마의 황금시대를
되찾고 말 걸세

그건 나 혼자선 무리야
자네도 동참하겠나?

시저 만세!

시저! 시저! 시저!

조금 더

아니, 소매는 됐어
그건 그대로 둬

핀에 안 찔리게 조심해

그래, 이제 옆선이랑
가장자리하고 밑단

거긴 좀 줄여야겠어

아니, 거긴 괜찮은데
나한테는 뭔가 안 맞네

뭐 찾는 거 있어?

그건 아니고

- 희극적인 건 뭐 없니?
- 없을걸

너!

- 왜 내보내? 더운데
- 기분 나빠, 날 쳐다보잖아

- 그랬어? 벌을 주라고 해
- 그럴까봐

- 다른 노예를 부를게
- 부르지 마

우리만 있으니 좋다

그렇지?

- 그런 것 같네
- 와서 내 곁에 누워

누나 곁에? 왜?

- 내가 원하니까
- 왜 원하는데?

- 안 될 것 있어?
- 이유라면 몇 가지 있지

네가 어렸을 때는
매일밤 내 침대로 왔잖아

매일은 아니고
무서울 때만이었지

- 넌 자주 겁을 먹었지
- 이젠 겁 안 나

- 겁난 척해봐
- 난 그런 연기 못 해

창피해
네가 날 원하는 줄 알았어

이젠 너도 남자지?

원하는 걸 가질 수 있어

뭐 하나만 말해줘

그 소린 무슨 뜻이야?

값을 치를 때가 왔군

- 무슨 뜻이야?
- 누나는 정숙해

그러니 친동생과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겠지

우린 그 따위 사회적 통념의
위에 있는 사람들이야

근친상간은 통념적으로나
본질적으로나 잘못된 짓이야

근친상간으로 생긴 자식들 중에
바보나 돌연변이 괴물들이 많잖아

- 그만 해
- 걱정 마

아이는 안 생길 거야
월경인 것 같으니

어쨌든 누나는 욕정 때문에
이런 짓을 할 여자는 아냐

따라서 다른 목적이
있는 거겠지

또 시저의 건강에 대해
유별난 관심을 보이려는 거겠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니?
무슨 짓을...

나 어떡해?

왜 그런 거야? 말해봐

어머니한테 절대
말 안 하겠다고 약속해

- 멋져요
- 빨래감처럼 보이네요

- 됐어요
- 괜찮아 보여?

- 아주 멋져요
- 기분 어색해

하지 말아요, 때 타요

뒤쪽도 제대로 늘어지고?

그런 것 같아요

진정하세요, 어머니

진정해?
화는 아직 내지도 않았어

그만 해요!

난 이제 애가 아니에요
때릴 생각 마세요

그래?

누나와 잠자리를 한 놈이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해!

- 그만 해요!
- 어디 때려봐라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니?

- 내 친자식이!
- 내 남편을 죽였잖아요

안 죽였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거짓말, 세빌리아가 범인 중
하나를 잡았다고 했어요

- 티몬의 부하였대요
- 그놈이 어디 있어?

네가 직접 말해봤어?

날 봐, 날 보라고

조상님들의 영혼과
주피터의 돌에 걸고 맹세하는데

난 네 남편을 안 죽였다
넌 거짓말에 놀아난 거야

- 난 모르겠어요
- 거짓말한 건 세빌리아야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던 거야

이 불쌍한 것

에이레네?

에이레네? 에이레네!

에이레네!

가요, 주인님

앉아, 함께 마시자

우리 어머니 머리카락도
네 것 같았지

하지만 눈은 회색이었어
큰 회색 눈이었지

노예셨어
북부의 농장에서 일했지

소나무 향기가 났어
아마 장작터에서 일하셨나봐

그런가봐, 그래서
소나무 향기가 났나봐

우리 아버지는 누군지도 몰라
다른 노예였겠지

목에 개목걸이를 차고
여자나 밝히던 소심한 놈

남자답게 죽을
용기조차 없었겠지

난 누구한테 무릎을 꿇느니
내 심장을 도려내 먹겠어

- 우라질!
- 시끄러워!

조용히 해!

내 거시기나 빨아라!
난 타이투스 풀로란 말이야

그렇지?

네, 주인님

넌 좋은 여자야

잘 안 웃긴 해도 말이야

- 내가 웃기를 바라세요?
-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그래야지

포도주 마셔

이리 와

더 가까이

옷을 벗어

- 그 모자는 뭐야?
- 속죄일이잖아

- 그게 오늘이던가?
- 자네 그러고도 유태인이야?

자네가 내 랍비라도 돼?

길을 비켜라!

안 돼! 안 돼!

누가 저 사람 좀 도와줘요

신이시여, 지켜주소서
신이시여, 지켜주소서

- 신이시여, 지켜주소서, 안 돼
- 가자